"자연은 꽃 예술인에게 최고의 스승"

국내 꽃 예술인이 세계적인 꽃 장식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독일 국가공인 꽃 전문가 양성학교인 방식꽃예술원(회장 방식)에서 플로리스트-조경 강사로 일하고 있는 문홍운씨(35).

문씨는 최근 독일 쾰른 꽃도매시장에서 열린 블루멘그로쓰마크트 퀼른 꽃장식 대회에서 공간장식-스트라우스-크란츠-차 장식 등 4개 부문에 출전, 종합성적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이 꽃장식 분야 국제 대회에서 1위를 한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로, 국내 꽃장식 수준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씨는 지난해 열린 제6회 국제 꽃 장식 대회에서 9m짜리 초대형 작품 '신전'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광주지방 기능올림픽대회와 2005년 화훼아이디어 신상품 공모전,플로리스트 협회 주최 대회 등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서 10여차례의 수상경력이 있는 꽃장식 전문가다.

특히 문씨가 이번 대회에서 출품한 작품들은 청미래덩쿨과 뽕나무 뿌리,나무껍질 등 인위적인 소재가 아닌 천연 자연 소재를 활용, 작품 가치를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우리 산과 들에 있는 자연 소재를 완전분해한뒤 예술적인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트라우스와 크란츠, 공간장식,차 장식에서 자연스러운 소재를 이용해 공간감과 투명감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문씨는 "이번 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은 기교나 디자인보다는 탄탄한 기본기와 기초를 중시했다"며 "누구보다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중요시하는 방식회장과 그린벡 플로리스트 교육기관(GBF) 한국지역 기획팀장인 도리스 에거트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문씨는 실제 꽃과 나무 등 일부 재료만 독일 현지에서 구하고 나머지 재료들은 한구에서 직접 가지고 가서 작품을 만들었다.

문씨의 크란츠 작품은 거친 나뭇가시 속에서 봄에 생명이 태동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청미래 덩쿨과 갖은 꽃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60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작품을 완성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청미래 덩쿨에 가시가 있어 원형 테두리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뽕나무 뿌리 재료를 이용해 만든 '스트라우스' 작품 완성후 심사위원들로부터 염색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는 것.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형태를 한 이 작품은 공간 연출을 풍성하게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차 장식은 버려진 나무가지 등을 염색한뒤 자동차 앞 유리창과 범퍼를 사선으로 흘러내리게 했고, 칼라꽃으로 빈 공간을 채웠다. 공간장식 작품 제작에는 사각 철제 기둥에 독일에서 구한 회색이끼가 있는 벚꽃나무 가지와 호접난 등을 사용했다. 작품 밑바닥 사각형의 스텐레스 화기에는 물을 넣어 그 수분으로 호접난이 자생할 수 있도록 장식했다.

문씨는 "평생을 돌여다녀도 자연의 아름다운 소재를 모두다 볼 수 없고 예술하는 사람은 자연앞에서 항시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앞으로 계속 공부를 더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창조하는 꽃예술인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갖가지 소재를 발굴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다.
자연이 교과서이자 최고의 스승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쓰레기로 보일지 몰라도 작품하는 사람입장에서 볼 때 무엇보다 귀한 보석이라는 얘기다.
강원도에 많은 비가 내렸다는 말을 들으면 곧장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 휩쓸려내려온 고목과 기묘한 형태의 나뭇가지와 뿌리들을 채집한다.

2~3월경에는 제부도에 가서 포도 가지치기한 잔가지들을 구해오기도 하고,나주와 청주 지역에 갈 땐 과수원 길가에 버려진 배나무와 사과나무 줄기와 가지를 주어온다.

방식 회장은 문씨의 수상 소식에 대해 "우리나라 소재가 꽃장식 분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재료와 기교가 우승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 회장은 "서양식 재료 시대가 지나고 점차 우리나라식 꽃장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는 2010년 국내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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